손녀 글로리아
동시사랑 이문자
졸업식장에서
미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단다.
"세계 최고의 대학"이라고...
글로리아가 이 대학에 합격하여 우리 가족이 얼마나 기뻤던가?
글로리아는 지난 3년간, 대학에서 끼쳐 줄 수 있는
온갖 좋은 교육을 착실히 이수하고
금번에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가게 되었다.
이 역시 입시 못지 않는 경쟁률을 거쳐 선발이 된 것이다.
추수감사 절기에 귀가한 글로리아를 맞은 집안이 기쁨으로 들떴다.
갑자기 온 집이 화사하다.
예쁜 글로리아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할머니, 연말에 모임이 많으시지요?
제가 메니큐어를 해 드릴게요."
글로리아가 활짝 웃으며 내게로 온다.
"오냐! 고맙다."
나는 기꺼이 손을 내민다.
글로리아가 투명색을 선택한다.
이미 칠해져 있던 연두색 메니큐어를 벗겨내고
말갛게 비치는 투명색을 두 번 겹쳐 바른다.
그 위에 은빛 금빛 반짝이를 바른다.
손톱 끝 부분은 반짝이를 더욱 많이 바른다.
허드레 일을 하기 보다는 글쓰는 일에 열중하였던
나의 손은 아직도 곱다.
글로리아가 만지작거리며 예쁜 손이라고 칭찬해 주는 손이다.
반지를 끼면 더욱 예뻐 보인다.ㅎㅎㅋㅋ
글로리아 덕분에 크리스마스와 연말 즈음에 있는 모임에서
스스럼없이, 자랑스레, 손을 내보일 거다.
"힘들게 손주 봐 주어서 무엇해!
남은 너의 인생이나 맘 써!" 하던
친구에게
곱게 마니큐어된 내 손을 보여주고 싶다.
지난 번 글로리아가 내게 준 용돈.
(여름방학 중 조교로 선발되어 번 돈이란다.)
아직도 그대로 간직해 둔 그 돈 봉투도
함께 보여주고 싶다.
글로리아는 다음 달, 1월 초순에 영국으로 출발한다.
"제가 공부하는 기간 중, 오는 봄에 꼭 오셔야 해요!
할머니, 할아버지!"
다짐부터 받아 놓으려 한다.
지난 쩍 두 차례나 여행하였던 영국에
노구를 이끌고 갈 일이 있을까마는
"오냐! 오냐!"
흔쾌히 대답하였다.
무언가 좋은 일이 있으리라 생각되던 연말,
뿌듯하다.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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