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말하기가 힘든다
이문자
직장 일로 가족과 떨어져 살고 계신
연세가 높으신 검사님이 계시다.
한참 복잡하게 설켰던 일들이 풀리고
한숨 돌린 주말,
날씨는 춥고
비는 주룩주룩 내리고
까맣게 어둠이 내린 밤,
아내 생각이 굴뚝같이 솟는다.
전화기를 들었다.
주말부부가 되고 부터 전화기를 들 때 마다
사랑한다는 말 하고 싶은데 당최 말이 안 나온다.
해 본 일이 없어서다.
"오늘은 말해 보아야지!"
그러나 결국은
"자네 생각이 나네. 보고 싶다."
이렇게 끝이 나고 수화기를 놓고 말았단다.
사랑한다는 말,
듣지 못하고 해 보지 못하고 자란 이들에게는
이 말이 정녕 쉽지 않은가 보다.
어떤 이는 등짝에 벌레가
스믈스믈 기어다니는 기분이란다.
어떤 이는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니냐고...
이렇게 말하는 이,
역시 듣지도 못하고 말해 본 일도 없는 사람이다.
시 어머님께서 나의 해산을 도우시러 철원까지 오셔서
머물고 계실 때의 일이다.
아버님께서 어머님께 편지를 보내셨는데
"사랑하는 아내에게"
라고 서두에 쓰셨다.
"아! 아버님께서 어머님을 사랑하시는구나!"
"이렇게 표현하시며 사시는구나!"
두 분 다 말씀이 적으시고 아버님께서는 무척 엄격하셔서
사랑한다는 말씀을 나누며 사시는 줄은 몰랐다. 호호호
교회 장노님이신 아버님은
성경을 통해 많이 들으시고 아시고
이따금 설교도 하시고
성경공부 지도도 하시고
또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 부터
이웃을 사랑하는 일까지
늘 생각하시고 행하시기에 가능하셨으리라.
이후 두 분의 모습을 뵈올 때 마다
쿡쿡 웃음이 나온다.
두 분이 어린 아이처럼 사랑스럽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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